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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외식경제

관리자 2015-11-09 14:09:05 조회수 1,425

<전문가 컬럼>

http://www.foodbank.co.kr/news/articleView.html?idxno=45709

 

시에틀 한식당의 고급화가 보인다



필자는 10여 년 전부터 해외의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한식당종사자교육을 해왔다. 또한 외국 각지의 한국 대사관이 주최하는 한식축제의 주관과 외국 유수 대학의 초청강의, 해외식품박람회도 꾸준히 참관해왔다.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을 비롯해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위스 제네바, 러시아 모스크바를 포함하는 유럽과, 중남미의 우루과이, 중동의 이란,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그리고 자카르타, 방글라데시, 동경, 오사카, 북경, 대만, 홍콩, 연변 등의 아시아 전역뿐만 아니라 미국의 뉴욕, 워싱턴, LA, 시애틀 등이 발길이 닿았던 대표적인 나라와 도시들이다.

 

 

 

북경, 홍콩, 동경, 오사카에서는 한식당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서 한식만 취급하는 곳이 많았지만, 그 외 지역에는 아직도 한식의 저변확대나 인식이 그리 높은 편이 아니었다. 4~5년 전만 해도 한식당 간판을 걸고도 한식을 포함해 일식, 중식, 양식 등 여러 나라의 음식을 함께 판매하는 곳이 많았기에 안타깝고 마음 상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런데 최근 와서 아주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한식만 조리하는 한식당이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비빔밥 전문 식당에서는 다양한 비빔밥 메뉴가 있었고, 순두부 전문점에서는 여러 종류의 순두부를 볼 수 있었다.

 

교육의 손길 닿은 곳은 전문화와 고급화

 

한국전통음식연구소에서는 작년에 프랑스 파리의 페랑디 요리학교와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킹스칼리지의 교육장을 임대해 한식당종사자교육을 한 바 있다. 그 영향일까? 이 두 나라에서도 수년 전과 달리 한식당에서 한식만을 파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세련미가 돋보이는 신정이나 소반등이 대표적인 곳이다.

미국의 경우도 한식당종사자교육과 세미나가 비교적 빈번한 LA, 뉴욕, 워싱턴 등지는 전문 한식당이나 모던한 한식당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시애틀의 경우는 아직 많은 준비가 필요한 듯하다.

시애틀은 LA나 뉴욕보다 한국 교민이 적다보니 4~5년 전에 다른 나라에서 느꼈던 안타까운 모습 그대로 한식당에서 일식도 팔고 중식도 판매하는 곳이 많았다. 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인들이 아닌, 한인들을 주 고객으로 하다 보니 제 살 깎아먹기 식의 출혈 경쟁이 아주 심해보였다. 김치찌개, 비빔밥 하나만 시켜도 반찬이 12가지~13가지나 나오고, 무한 리필까지 됐다. 심지어 가격 경쟁이 너무 지나쳐 최소한의 수익도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음식의 질도 서비스의 질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또 여러 식당이 상호만 다를 뿐 맛이나 형태의 차별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다른 나라 외식업체와 경쟁해야

 

그럼에도 실망스럽지 않은 것은 4~5년 전의 파리나 런던도, LA나 뉴욕도 지금의 시애틀과 같은 모습이었지만 이제는 전문화와 고급화가 이루어진 만큼, 시애틀도 이와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이 과도기를 잘 이겨낸다면 시애틀의 한식당도 어느 나라 어느 도시 못지않게 그들만의 특색 있는 한식을 판매해 경쟁력 있는 한식당으로 거듭날 것이라 생각된다. 그 시간을 조금이라도 당기기 위해서는 한식당끼리 서로 경쟁하지 말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지혜를 나누어야 한다.

과거 이민 1세대까지는 한식당끼리 경쟁하는데 머물렀지만,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인 2~3세들은 한식당이 미국 주류사회에서 경쟁력을 갖고 성공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다. 시애틀 한식당의 고급화가 가능해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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