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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관리자 2014-06-05 14:36:21 조회수 1,442

검증 안 된 調理 명인·명장 너무 많다



 


산업인력공단은 대한민국 명장(조리 부문) 제도를, 농림축산식품부는 대한민국 전통식품 명인 제도를 시행하여 그 분야에서 평생을 바치신 분들에게 명예를 드림으로써 조리계와 식품계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조리계나 식품계 관련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서류 심사를 하다 보면 아직 조리 분야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되는 젊은 사람들이 벌써부터 이와 비슷한 명인, 명장 칭호를 갖고 있어서 평가하기가 난감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국가가 지금 엄격히 명인·명장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다른 협회나 단체가 비슷한 이름으로 이렇게 명인, 명장을 주어도 되는 것인지? 앞으로 5, 10년 후에는 우후죽순처럼 얼마나 많은 명인, 명장이 생겨날는지 걱정스럽다.

 

작년 5월 어느 협회가 주관하는 요리경연대회에 우리 연구소를 졸업한 제자들이 출전한다고 해서 격려차 둘러본 적이 있었다. 전시장 벽면에 무슨 무슨 명인이라고 큰 얼굴 사진이 붙어 있었고, 떡 명인·장류 명인·효소 명인 등등 여러 명인이 소개돼 있었다. 다는 아니지만 몇 명은 입문한 지 몇 년 안 되는, 정말 더 배우고, 더 정진해야 할 사람이었다. 경연대회를 주최하는 협회나 단체에서 너무 성과에 급급하여 이런 제도를 남발하는 것은 아닌가? 그래야 협회나 단체가 운영된다 하더라도 과연 어떤 기준으로 심사를 한 것인지, 심사위원들은 합당한 심사를 하였는지 의문이었다. 작품도 조리 명인이 했다고 하기에는 품격이 낮은 일반적인 음식들이었다. 심사위원들은 이분들이 현장에서 직접 만드는 것을 보고 채점한 것인가? 과연 그들이 조리계나 식품계에 있는 사람들이 수긍할 수 있는 경륜이 높은 명인들인가? 앞으로 해를 거듭하면서 이러한 명예를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협회의 요리경연대회장을 기웃거릴 것인가?

 

이러한 협회나 단체를 통해 너무 쉽게 명예를 얻게 된다면 분명 사회를 혼탁하게 하는 원인이 될 것이다. 앞으로 국가가 배출한 명인과 명장이 이들과 혼동되어 옥석을 가리기 어렵게 된다면 이것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잘해오고 있는 협회나 단체들도, 그리고 이제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협회나 단체들도 이런 일들이 기본과 원칙에 맞는지, 그리고 우리 조리계가 발전하고 존경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두 깊이 생각해볼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