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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 - 전문기고

관리자 2020-02-10 11:55:50 조회수 1,832


https://blog.naver.com/mifaffgov/221803559713 




 


남과 북,

음식으로 함께 가는 평화의 길

얼마 전 탈북 여성분들이

설날을 앞두고 차례상을 준비하는 것을

우연히 보았다.

그들이 차려낸

차례상에는 떡국을 포함하여

여러 음식이

지금 남한의 차례상과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았다.

6·25전쟁 이후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남과 북으로 나누어져

지금은 사용하는 단어도 다르고

생활방식도 다르지만,

여전히 명절이면 떨어져 있던

가족이 모여 조상들에게

예를 갖추기 위하여 상을 차리고

그 음식을 나눠 먹고 있다.


<차례상 차림> 

이처럼 남북이 함께

이어가고 있는 음식은

평화협정을 위한

남북정상회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분단의 아픔 속에서

2000년 6월 13일

故 김대중 대통령과 故 김정일 위원장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감격스러운 첫 악수를 하게 되었다.

이것을 시작으로

2007년 10월과 2018년 4월

2차례의 평화의 악수를 했다.

세계의 모든 언론이 주목하는 자리인 만큼

많은 관심이 쏠렸는데,

그때마다 크게 화제가 된 것은

바로 음식, 만찬 메뉴이다.



​<
평양에서 선보일 9절판 지도 모습>

2007년의 경우 필자는

제2차 남북정상회담 만찬 총괄 자문으로 임명되어

평양을 다녀왔고

메뉴를 구성하게 되었다.

당시 전국 8도가

하나 되자는 의미와 함께

당대 유행했던 최고의 드라마

인 ‘대장금’을 주제로 하여

‘8도 대장금 요리’라는 이름 아래

전국 8도의 지역별

대표 식자재를 활용하여

만찬 음식을 준비하였다.

남한에서

준비한 식자재로 만든 음식이지만

북에서도 먹고 있는 음식이기에

음식으로 이어지는

한민족이라는

메시지도 함께 담을 수 있었다.



<대동강 숭어국> 

지난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도

신안군 가거도에서 나오는

민어를 활용한 개성 편수와

부산의 달고기 등 지역 향토음식을 살려

만찬을 제공하였다.

어쩔 수 없이 떨어져

두 나라가 되었지만,

한 식탁에서 서로의 고향 음식과

이야기를 나누며 하나 되자는 취지였다.



<
옥류관 냉면>

북한에서는 정상회담 때마다

항상 옥류관의 평양냉면을 제공해 주었다.

옥류관의 평양냉면

평양의 대표 음식으로

북한사람들이 가장 먹고 싶은 음식 1위로

뽑힐 정도로

북한에서는

귀한 음식으로 대우받고 있다.

이렇게 귀한 음식을

정상회담 자리에 매번 선보인다는 것은

어렸을 적 먹어본

평양냉면의 맛을 그리워하는

남한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인지,

북한의 최고의 별미를

우리와 함께 나눈다는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그 마음을 음식으로 표현하며

소통하길 바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BS에서 재현한 DMZ 산나물 비빔밥> 

몇 년 전부터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남과 북의

소통 창구도 늘어가고 있다.

외국 국적의 관광객들이

평양을 방문하여

그들의

길거리 음식, 식당음식 등

다양한 음식문화를

영상 매체에 올리고 있다.

한 영상에서는

길거리에서 소시지나 핫도그,

김밥을 파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새벽 지하철 상에서

김밥을 팔거나

핫도그를 파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북한도 우리와

비슷한 생활상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얼마 전

시베리아횡단 열차를 타고

여행을 하던 한 유튜버가

열차 내에서 북한 여행객들을 만나

함께 대화하는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 북한 사람들도

남한의 문화가 궁금했는지

결혼문제나

서울의 시내는 어떻게 생겼는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잘 먹는 음식 등

남한의 생활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특히 남한에서 가져간 음식에

큰 관심을 보이며

북 음식도 나눠주고

서로 음식을 나눠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인터넷을 통한

남과 북의 생활상이

여러 사람에게

쉽게 알려진 모습을 보면

북한과의

교류를 어떤 방향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그 방법이 쉽게 보인다.



<개성 폐백을 재현하고 있는 개성 할머니들> 

고향이 개성이고, 40년 전부터

한국전통음식을 가르쳐 온 사람으로

북한과의 교류를 위해

민간차원에서 음식문화 교류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음식을 통한 민간교류는

북한과의 소통의 시작이기도 하지만,

우리 음식문화의

역사를 보존하고

연구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부분이다.


<개성할머님들과 함께> 

남과 북이 70여 년

가까이 떨어져 지내면서

서로의 정치적인

입장을 좁히기는 힘들겠지만,

음식을 보면

한민족임은 틀림없다.




식탁 위에 된장찌개에는





남과 북 모두 된장을 넣고 끓이고,

불고기는 간장으로,

배추김치는 고춧가루와 통배추로,

밥과 국, 반찬으로

한 상을 차리는 것까지 똑같다.

작은 시작이지만

남과 북의 교류를 음식으로

남과 북,

평화의 길을 시작하게 된다면

우리가 하나로 이어지는

시간은 훨씬 단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