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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숙자교수이야기
Institute of Traditional Korean 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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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술과 음식의 발전을 위하여...

윤숙자 2015-09-23 10:22:57 조회수 5,144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 못지않은 좋은 술이 있어왔고, 그 좋은 술에 맞는 음식이 있었다.

 

우리 할아버지 시대에는 지방마다 마을마다 주막이 있어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또는 하루 묵어갈 사람들이 찾아와서 그 주막의 주인에게 술 한 상, 밥 한 상을 청해서 먹었다.

그래서 각 지방의 주막마다 특별한 술과 음식이 있어왔고, 모두 달랐기 때문에 지방마다 독특한 술과 음식이 발전하게 되었다.

 

그런데 일제가 들어서면서 주막에서 술을 만들어 팔지 못하게 했고, 만약 술을 만들어서 팔면 벌금을 과하게 물렸기 때문에 차차로 주막이 없어지게 되었고 지금은 자취조차도 없어져버렸다.




이제 우리의 독특한 지방의 술이 다시 옛날처럼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 한식당에서 그 식당만의 독특한 술을 만들어 팔게 해야 하고 그 술에 맞는 음식을 함께 만들어 팔아야 된다.

그렇게만 된다면 한식당에서뿐만 아니라 집집마다 가양주를 다시 만들게 될 것이며, 술 익는 향기가 마을마다 풍겨나게 될 것이다.

.... 박목월님의 나그네라는 시에 있는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 이라는 구절이 생각난다


나그네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서양에는 와인에 어울리는 치즈와 스테이크가 있고, 일본에는 사케와 어울리는 스시와 사시미가 있으며

독일에는 맥주에 어울리는 소세지와 족발이 있듯이 우리나라에도 우리 술과 어울리는 음식이 있다.

우리가 양식집에 가서 스테이크를 주문하면 반드시 와인을 권해오고 일식집에 가서 스시와 사시미를 시키면 사케를 권한다

우리도 전국 어디에서든지 한식당에 가서 갈비구이를 시키거나 불고기 등을 시키면 그 음식에 맞는 그 집만의 독특한 술을 권해야 한다

그래야 그 지방의 음식도 발전하고 그 지방의 술도 발전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